“어려운 가정 형편속에서도 남을 배려하고 열심히 살라는 가르침을 주셨던 어머님께 이 영광을 바칩니다.”
35년간 150억여원을 들여 어려운 이웃을 도와 온 (재)군산사회복지장학회 김기봉(66) 이사장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2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소년소녀가장과 홀로사는 노인 돕기 등 지역사회 복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 같은 영예를 안았다.
반평생 소외된 지역의 등불 역할을 해온 김 이사장의 발걸음은 1987년 시작됐다. 그해 ‘소년소녀가장자립위원회’를 세운 뒤 고향 어린이들을 위한 일에 헌신했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시절을 생각하며 힘겹게 지내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준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은 나 자신이었고, 아이들의 눈물은 내 눈물이었구요.”
30대 초반이었던 김 이사장은 “그 아이들의 꿈은 내 꿈이었다”며 가방 제조업과 외식업 등을 통해 번 돈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손을 잡아 주었다.
7년 뒤 뜻을 같이하는 33명의 자영업자들이 모여 ‘군옥장학회’를 설립, 소외계층 돕기와 인재양성에 나섰다. 2년 뒤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뒤에는 재단법인으로 변신했다. 이후 1년에 2차례 이상, 그동안 수천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국민일보 2016년 3월29일자 보도)
더불어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많은 자선 행사도 열었다. 1996년 연예인들을 초청해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축구대회를 열었다. 최수종 한무 송경철 씨 등 26명이 동참해 아이들과 함께 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3년부터는 영화배우 정준호씨 등이 참여한 연예인 자선골프대회를 열고 기금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펴왔다. 그해 지역에서 야구를 하는 초·중학생들을 서울로 초대해 대한민국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박찬호 선수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했다.
또 한때 잘못으로 수형생활을 하는 재소자들이 건강한 정신과 몸으로 출소 후 사회 복귀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30여년째 해왔다.
장학회는 기초생활자나 노인, 장애인들을 위한 후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어느 해 월명체육관에서 연 노인잔치에는 5000여명이 모였다. 푸짐한 음식과 공연을 관람하게 한 뒤 1인당 1만원씩의 용돈을 드렸다. 현금으로 5000만원이 넘는 액수였다.
이 모든 행사는 장학회원들의 기금이 바탕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비용은 김 이사장의 기부금으로 충당됐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행복에 중독되어 있어요.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살 겁니다. 내 아이도 이렇게 살길 바라고요.”
김 이사장은 8일 전화 인터뷰에서 “개인적 기쁨에 앞서 김혜봉 이사장님과 하늘에 계신 김우중 회장님을 비롯 군산시민들과 가족, 동료,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기억속 모든 분들께 이 훈장을 드린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