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적응을 위해 일부 새의 부리와 쥐 꼬리가 길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생물학 저널 발행사 셀프레스(Cell Press)와 외신에 따르면 호주 디킨 대학 조류학자 사라 라이딩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조류를 중심으로 기온 상승과 기후변화에 따른 동물의 체형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생태와 진화 흐름’(Trends in Ecology and Evolution)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부속기관의 형태를 다룬 과거 연구 결과를 체온조절 관점에서 재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느라 동물들이 체형을 바꿔가고 있으며, 특히 조류에서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은 부리나 귀 등 부속기관(appendage)을 통해 열을 발산하며 체온조절을 한다. 그런데 더워지는 지구에 맞추려다 보니 이런 기관의 크기가 커지고 전체적인 몸의 비율이 바뀌면서 체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호주 앵무새로 지난 1871년 이후 여러 종의 부리 크기가 4~10% 커졌다. 북미 검은눈방울새도 부리 크기와 겨울철 기온 간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유류 중에서는 숲쥐의 꼬리가 길어지고, 뒤쥐는 꼬리와 다리가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리나 귀 등 동물의 몸통에 붙어 부속기관은 열 교환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앨런의 법칙’에 따르면 더운 저위도 지역에 사는 동물일수록 더 큰 부속기관을 갖는다.
라이딩 박사는 다만 “이런 체형변화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생존을 위해 진화 중이라는 것만 뜻하며 이로 인한 생태학적 결과나 모든 종이 적응해 생존할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