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등록금을 한 푼도 받지 않거나 장학금으로 대부분 되돌려주는 광주·전남지역 대학이 늘고 있다. 신입생 감소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지방대학들이 파격적 혜택을 내걸고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나주 동신대는 오는 10일~14일 39개 학과·학부 신입생 1626명을 모집하는 2022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경쟁률이 높은 한의학과,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 등 3개 학과를 제외한 36개 학과의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입학·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 사실상 무료 입학이다.
이에 따라 36개 학과 합격자들은 입학·등록금 부담이 전혀 없다. 전액 면제에서 제외된 3개 학과 최초 합격자에게는 입학·등록금 ‘0원’ 혜택 대신 입학 장학금 100만 원을 지급한다.
이 대학은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평균 3.75 이내의 성적 우수 신입생에게는 4년 등록금 전액을 감면해준다.
동신대는 2020학년도 전체 재학생 6065명(1·2학기 평균) 중 1535명(25.3%)에게 1년 전액 장학금을, 2220명(36.6%)에게는 한 학기 전액 장학금을 주는 등 재학생에게도 풍성한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광주대는 국가장학금 외 나머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복지장학금’ 대상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이번 수시모집에서 신입생 등록금 ‘0원’ 대상자가 크게 확대된다.
신입생 1573명을 모집하는 광주대는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소득 분위 0~2구간 가구 신입생에게 주던 전액 장학금을 소득 분위 8구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소득 분위 7~8구간 학생들까지 국가장학금 350만 원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이 대학은 또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는 70만 원, 충원 합격자는 40만 원의 학업 장려 장학금을 준다.
광주대 교직원들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신입생과 학부모를 돕기 위해 자발적인 장학금 모금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 대학은 수능 4개 영역 평균 1등급은 4년간 등록금 면제와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 선발 시 1회 전액 지원, 학업장려장학금 400만 원을 지원하는 호심매원특별장학금도 지급한다. 전체 지원자의 학업 의욕 고취를 위해서는 수능 6.5등급까지 장학금·학업장려장학금을 지원한다.
호남대는 내년 신입생에게 교육용 스마트기기를 구매하는 인공지능(AI) 인재장학금 71만5000원을 지급한다. 이 대학은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수능 백분위 성적 350점 이상 학생들에게 4년 등록금 전액을 감면하고 1년간 매월 30만 원씩 360만 원의 학업 장려금을 별도 지급한다.
내년 국내 4년제·2년제 대학 총 입학정원은 54만5011명이다. 이에 비교해 대학진학을 앞둔 현재 고교 3학년 학생은 44만6210명으로 대학 입학정원보다 9만8801명이나 부족하다.
각 대학이 신입생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주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록금 동결뿐 아니라 장학금을 50여 종으로 크게 늘리고 교직원 모금까지 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