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영국 확진자 다시 4만명대 급증

입력 2021-09-07 17:00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사태 관련 비상 회의에 출석해 연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이날 처음으로 개최된 하원의 전면 대면 회의에서 존슨 총리를 포함해 집권 보수당 의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야당 의원들은 상당수가 착용하고 있었다. 연합뉴스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다시 4만명을 넘었다. 학교가 개학하고 직장도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출퇴근으로 바뀌면서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었던 12~15세의 예방접종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집계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4만1192명으로 3만7011명을 기록했던 전날보다 증가했다. 사망자는 45명으로 전날(68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701만8927명으로 700만명을 넘었고, 누적 사망자는 13만3724명에 달한다.

확진자 증가세에도 영국은 위드 코로나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잉글랜드 지역에선 방학을 마친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고, 직장인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교통량이 급증했다. 런던교통공사(TFL)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이날 아침 이용량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 방역조치가 해제된 상황에서 이번 가을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영국은 접종 연령대를 낮춰 16세 이상 2차 접종자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렸지만 그간 접종 대상이 아니었던 12~15세 접종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건강 측면에선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미미하나 학교 상황을 검토해 결정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놓았지만 일각에선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존 에드먼즈 런던 위생·열대의학학교 교수는 “12∼15세 접종으로 가을 유행에 대처하기엔 늦었다”고 지적했다.

JCVI 부회장 앤서니 하르던 교수는 “접종에 따른 이득이 별로 없기 때문에 부모와 당사자들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정부가 접종을 강행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엑서터대 의대 의료진 데이비드 스트레인은 “12세도 충분히 성숙한 나이”라며 “부모 동의 없이 스스로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