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무한도전’은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김태호 PD가 20년 만에 MBC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MBC는 7일 공식입장을 통해 “김 PD가 MBC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PD는 2001년 1월 MBC에 입사해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등을 성공시킨 간판 PD였다.
MBC는 “MBC와 MBC 예능본부는 김 PD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김 PD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김 PD는 이번 결정으로 12월까지만 MBC 예능본부 소속으로 일하게 된다. ‘놀면 뭐하니?’는 김 PD 퇴사 이후 함께 일했던 후배 PD들이 계속해서 이끌어 갈 예정이다.
MBC와 김 PD는 모두 ‘협업’을 강조했다. 김 PD는 “MBC를 퇴사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협력관계로 MBC 예능 프로그램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MBC 역시 “MBC 예능본부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도전하는 김 PD와의 협업을 기쁘게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태호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몸 던진다”…제작사 설립?
김 PD 역시 SNS를 통해 직접 퇴사 소감을 남겼다.
김 PD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의도와 일산, 상암 MBC를 거치며 입으로는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다”며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면서도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까지도 늘 그랬듯이 여러 행운과 인연들이 제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생각에 두렵지는 않다”며 “2021년 남은 기간은 ‘놀면 뭐하니?’ 팀 내에서 열심히 보탬이 되겠다”고 전했다.
김 PD가 퇴사 후 다른 방송사로 이적할지, 프리랜서로 활동할지, 제작사를 설립할지 등 향후 행보는 아직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직접 남긴 퇴사 소감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점, MBC와의 협업 등을 언급한 점 등을 고려하면 독자적으로 제작사를 차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지상파 PD로는 최초로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먹보와 털보’를 연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