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때리기’ 오히려 독됐다…이낙연, 네거티브 중단선언

입력 2021-09-07 13:00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네거티브 선거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주말 충청권 경선의 대패 요인을 이재명 경기지사에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서 찾은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거티브 선거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캠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 규정이 과도한 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네거티브 오해도 받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정당하다고 판단한 검증도 중단하느냐는 질문에도 “앞으로 더 자제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앞으로는) 정책과 메시지를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집중하겠다”며 “모든 분야와 계층의 국민이 직면하실 미래, 국가와 지방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중점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5일 치러진 충청권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더블스코어 수준의 패배를 기록했다. 캠프 안팎에서는 이 지사에 대한 과도한 네거티브 공격이 권리당원들의 반감을 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충청권 권리당원의 절반 이상이 당의 대통령후보를 뽑는 가장 영광스러운 권리를 포기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며 “그렇게 된 데는 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경쟁 후보들의 정책을 과감히 받아들이겠다고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이라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쓰겠다”며 “진보적 정책이든 보수적 정책이든 활용하고 경쟁 후보들의 정책도 과감히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캠프 관계자는 “정책 협력을 단초로 적극적인 단일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내용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정책과 관련해선 “지금부터는 정책적 고민을 양극화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제시한 국가비전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도, 그것을 위한 저의 정책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도 사실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것”이라며 “그 국가비전과 정책을 양극화 해소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은 고수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지금 저희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권 재창출”이라며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정권 재창출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