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없는 제천비행장 도심 흉물로 방치

입력 2021-09-07 11:42
제천비행장 전경. 제천시 제공

국방부 소유의 충북 제천비행장을 시민 품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출범한 제천비행장 찾기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시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3만5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는 시민 10만명의 뜻이 모이는 대로 10월에 서명부를 국민권익위원회, 국회, 국방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송만배 위원장은 “1975년 이후 훈련 목적의 항공기 이착륙이 전무한 제천비행장 용도 폐지 열망이 크다는 것을 피부를 느끼고 있다”며 “기업체 등에도 동참을 요청하고 추석 연휴에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범시민추진위는 비행장의 도심 확장 저해, 초등학교와 고층 아파트단지 입주로 비행장 기능 상실, 30여㎞ 거리에 원주·충주에 공군비행장 위치 등을 들어 비행장 용도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천비행장은 모산동과 고암동 일대 16만㎡에 조성됐다. 1950년대에 조성한 제천비행장은 1975년 재정비 후 항공기 이착륙이 전무한 상태다. 군사 목적으로도 민간시설로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국방부 등 관리청의 유지·보수와 관리가 되지 않아 도심 흉물로 장기간 방치됐다. 국내 유일의 현존하는 고대 수리시설인 의림지와 도심 사이에 위치해 도시 확장을 가로막는 저해 요인것 활주로와 불과 30여m 인근에는 초등학교도 있어 군사훈련이나 항공기 이착륙은 불가능하다. 사실상 비행장 기능이 상실한 것이다. 활주로 중앙을 가로지르는 횡단 도로가 개설돼 시민들에게 일부 개방되고 있다.

주변 도시계획도로 건설과 시민 편의시설 설치 등 공공목적의 사업 추진에서도 국방부와의 협의가 뒤따르는 등 불필요한 행·재정적 낭비 요인이 되고 있다. 인근 원주(36㎞)와 충주(31㎞) 공군비행장이 군사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는 거리여서 제천비행장 존치 이유도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제천시의회는 최근 건의문을 통해 “1950년대 군사훈련 목적으로 조성됐고 2003년부터 헬기 예비작전기지로 운영 중인 제천비행장은 수십 년간 군사 목적의 항공기 이착륙이 전무한 군사시설”이라며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국방개혁 2.0과제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 추진계획에 따라 헬기 예비작전기지로 지정한 전국 비행장 33곳 중 17곳을 (2019년 말에) 폐쇄 또는 용도 변경했으나 제천비행장은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지역발전의 중요한 거점지역에 위치한 군사시설로 도시 확장성 한계에 도달했다”며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던 곳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포토존 설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