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이 한국의 산업개발 경험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 기업들이 아프간 개발에 참여해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프간에 남겨진 미군 군사 자산을 북한에 팔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한국대사관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
수하일 샤인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 6일 오후 SBS 뉴스8과 인터뷰에서 “한국도 국가가 파괴됐고, 다시 국가를 건설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 한국이 도움을 준다면 환영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을 보장할 테니 한국대사관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구한 그는 “한국행을 원하는 아프간인도 적법한 서류가 있다면 출국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샤인 대변인은 2007년 탈레반의 폭탄 테러로 숨진 고 윤장호 하사와 피랍 살해된 샘물교회 선교단에 관련해서는 “과거의 일”이라고 얼버무리며 사과하지 않았다. “아프간은 그때 점령군의 일원이었다”고 한 그는 “그 일은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날 샤인 대변인은 빈곤 문제와 자금 동결로 아프간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하면서도 탈레반은 미군이 남기고 간 무기를 북한에 판매할 우려가 있다는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것은)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무기”라고 한 그는 “북한에 절대로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 탈레반 정부에서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부대사를 지낸 샤인 대변인은 능숙한 영어 구사 능력으로 ‘탈레반의 입’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 9월 탈레반 지도부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평화협정 협상에서도 배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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