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6일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3에서 학동 4구역 붕괴사고 장면이 사용된 데 대한 입장문을 냈다.
시는 입장문에서 “지난 6월 광주광역시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의 아픔과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며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 가족 뿐만 아니라 광주시민과 많은 국민들에게도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현재 진행형의 재난”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제작진이 광주 학동 4구역 붕괴사고의 현장 영상을 드라마에서 사용한 것은 붕괴사고 피해 당사자와 가족들, 그리고 광주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시는 “다른 장면에서 포항 지진 이재민 뉴스를 드라마에 사용한 것을 보더라도 이는 단순한 방송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시는 김용만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고인 및 피해자 가족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고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상처를 덧나게 한 SBS와 드라마 제작진은 경위를 상세히 조사한 후 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SBS의 14부작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 13화는 3일 방영된 방송에서 ‘헤라팰리스’ 건물이 폭파된 상황을 보도하는 극중 뉴스 장면에 지난 6월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당시 현장 영상을 삽입해 사용했다.
시내버스가 잔해에 깔린 모습도 그대로 노출돼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 2017년 포항 대지진 이재민과 대피소 모습을 찍은 보도용 영상도 함께 드라마 영상으로 방영됐다.
광주 학동4구역 붕괴 참사 사망자 유족들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아파트 분양권과 거액의 합의금 등 엄청난 보상을 받았다는 유언비어가 나도는 상황에서 SBS 드라마가 우리를 더욱 슬프고 분노하게 만들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드라마 제작진은 지난 4일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내부조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으나 시청자 게시판 등의 비난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주택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도로 쪽으로 갑자기 무너져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