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세 교수 막말’ 정철승 “교수 딸 연락없어…장난질”

입력 2021-09-06 10:12 수정 2021-09-06 11:55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왼쪽)와 정철승 변호사. 국민일보DB,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정부의 대일외교를 비판한 김형석(101) 연세대 명예교수를 향해 막말했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가 5일 김 교수의 딸이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는 보도에 대해 “나는 그런 글을 받은 적이 없다”며 비열한 장난질이라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교수님의 따님이 나한테 쓴 글이라는 것이 떠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읽어보지 않았다”면서 “따님이 나한테 글을 쓰셨다면 나에게 보내주셨을 텐데, 나는 그런 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어떤 자들의 장난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정 변호사는 해당 기사에 대해 “따님의 글이라는 것을 봤더니, 나를 교묘하게 중상모략하는 내용이었다. 또 내가 전혀 하지 않았던 말을 (기사 내용에) 집어넣었다”며 “마치 내가 김 교수님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분을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한 것처럼 기재돼 있는데 이는 교활한 허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김 교수님이 일본 극우 언론 산케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비판했을 뿐”이라며 “김 교수님께 부적절한 발언을 자제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완곡하게 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도대체 어떤 자들이 이런 장난질을 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비열하지 않나”고 반문하면서 “수사 의뢰하면 쉽게 출처가 드러난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고 밝혔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는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과거를 질질 끌며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향후 30년 양국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강점기에) 항일운동하는 애국자처럼 존경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일본 선택에 향후 50년 아시아의 향방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변호사는 1일 페이스북에 김 교수가 인터뷰한 기사 내용을 캡처한 사진을 공유하며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명예교수는 이승만 정권 때부터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60여년간 정권의 반민주, 반인권을 비판한 적이 없었는데 100세를 넘긴 근래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하다 하다 일본 우익 언론과 인터뷰하며 문재인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비판 아닌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의 발언을 두고 막말 논란이 일었다. 한 매체는 최근 김 교수의 70대 딸 A씨가 정 변호사에게 “인신공격은 말아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고 보도했다. A씨는 편지에 “형사들이 퇴근하는 아버지를 연행해간 것은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다. 정권에 불리한 강연을 하신 탓”이라며 “그 나이가 되도록 조용하다가 늙어서라고 운운한 것은 잘못 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늙은이가 뭘 안다고 그만 밥이나 먹다가 죽지’라는 정 변호사 말씀이 맞다”며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아픔으로 감히 부탁드린다. 비판이나 시비는 당연하지만 인신공격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와 생각이 다르면 다 나쁜 놈이다 하지 말고 상대방의 마음도 좀 헤아려 달라”고 덧붙였다.

김 명예교수는 1920년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났다. 일본 상지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54년부터 85년까지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16년 ‘백년을 살아보니’ 등의 책을 펴내고 강연에 나서면서 100세 철학자로 대중들과 소통해 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