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91일 만에 국민 300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이 추세면 이달 말까지 3600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정부 계획도 달성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모더나 백신 수급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정부 대표단이 미국 본사까지 방문했지만 공급 일정은 또다시 지연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5일 오전 11시15분까지 1차 접종자가 3000만1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 58.4%에 달하는 수치다. 접종완료자는 1774만7159명(34.6%)이었다. 추진단은 “추석 전까지 3600만명 1차 접종 목표는 차질 없이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 수급이 원활치 못한 점이 접종률 제고 변수로 남아 있다. 모더나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701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실제 들어온 물량은 420만7000회분에 그쳤다. 280만3000회분이 약속된 시간 내에 못 들어온 것이다. 예정일에 못 들어온 백신 대부분은 하루 늦은 6일 들어온다. 정부는 “6일 모더나 백신 255만2000회분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예정 물량에서 25만1000회분이 부족한 것이다.
모더나사의 수급 차질 문제는 7월 말부터 한 달 넘게 되풀이되고 있다. 7월 말 모더나사는 생산과정에 문제가 생겨 196만회분의 백신 공급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이를 8월 공급량(850만회분)에 더해서 준다고 했다. 7월분 물량은 지난달 7일 130만3000회분 들어오는 데 그쳐 65만7000회분이 못 들어왔다.
8월분(850만회분)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정부 대표단은 지난달 13일 미국 모더나 본사까지 찾아가 부족한 대로 701만회분을 받기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7월 1일부터 이날까지 공급된 모더나 백신은 모두 655만1000회분이다. 총 4000만회분이 연내 들어와야 하는데, 두 달 공급량치곤 너무 적다.
정부는 현재 보유한 백신으로도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만 18~49세 1차 접종에 차질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가 보유 중인 백신 잔여량은 1283만5200회분이며 이 중 만 18~49세가 맞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은 785만9700회분이다. 루마니아에서 구매·공여받기로 한 mRNA 백신 150만3000회분 중 97만6500회분도 오는 8일 들어온다. 화이자 백신 52만6500회분은 지난 2일 도입됐다.
문제는 2차 접종 일정이다. 만 55~59세의 2차 접종이 이달 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현재 1차 접종 중인 청장년층도 10월 7일부터 2차 접종이 시작된다. 모더나사의 백신 수급 문제가 적어도 이달 안에 해결돼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은 비수도권에서 잦아들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490명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 중 71.5%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비수도권의 경우 전반적으로 유행이 줄어들고 유행이 컸던 지역도 안정화되는 양상인데 수도권은 미세하지만 조금씩 유행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입국자 가운데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뮤 변이’ 확진자도 3명 확인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