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실업수당 혜택 종료를 앞두고 근로자들이 향후 일자리를 찾아 나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년 반 동안 혜택을 받아온 이들이 구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실업을 유지한 채 허리띠를 졸라매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 경제방송 CNBC는 4일(현지시간) “수백만명에 대한 연방 실업수당 혜택이 이번 주말로 종료된다”며 “많은 사람이 이후 닥쳐올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센추리재단은 미국 노동절인 이달 6일부터 900만명이 실업수당 혜택을 잃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생후 2개월 딸을 키우는 라스베이거스 거주자 미스티 토드(37)는 주말이 지나면 집세와 식료품, 생필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CNBC는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전 편의점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뒤 실업수당으로 각종 청구서를 해결해왔다. 마찬가지로 실업수당 혜택을 잃게 되는 배릭 존스(42)는 “우리는 실업상태로 생존 중이었다”며 “나는 직업도 없고 집세든 뭐든 지불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지난해 3월부터 주로 자영업자, 임시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처럼 주정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이들에게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을 지급했다. 의회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지원금을 주당 300달러로 줄이기는 했지만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연장을 거쳐 정책을 1년 6개월간 유지했다.
그동안 일부 경제학자는 실업수당 혜택 때문에 근로자가 구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혜택을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다른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실업수당을 너무 빨리 중단하면 경제 회복이 더 느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등에 소속된 연구원들은 지난 6월 연방 실업수당 혜택이 종료된 주의 실업 근로자가 그렇지 않은 주에서보다 구직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주 실업수당 수혜자 8명 중 약 7명은 8월 초까지 여전히 재취업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체 가계 지출은 약 20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델타 변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구직 능력을 위협할 수 있다”며 “실업수당 혜택이 종료되면 일부 근로자는 부업을 찾아 나설 수 있지만 가계가 지출을 줄이면 경제에 흠집을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