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등장에 지지자들 엉키고…‘변호사비 공개하라’ 공격 현수막도

입력 2021-09-05 15:51 수정 2021-09-05 16:25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지역순회 두 번째 날인 5일에도 열띤 유세전이 벌어졌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현장 투표소가 마련된 건물 내부에서는 유세가 금지됐지만, 건물 밖에서 각 후보 지지자들은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지지하는 후보가 현장에 도착할 때마다 현장이 들썩였다.

민주당은 이날 충북 청주 CJB미디어·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경선 투표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선거인단과 취재진 등 출입 인원이 엄격히 제한됐다. 다만 건물 밖 주차장에는 지지자들이 모여 일제히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등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종전처럼 대규모의 인파가 몰리지는 못했지만 수백 명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전날 대전·충남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더블스코어로 압승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와 취재진이 한데 엉켜 다소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현장 요원들을 동원해 제지에 나섰다. 현장 관리팀이 마이크를 이용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지지자들이 몰리는 상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최근 불거진 이 지사의 무료변론 의혹을 문제 삼는 현수막 ‘변호사비 공개하라’를 펼쳐 들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현장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를 에워싸고 “이낙연”을 반복해 외쳤다.

현장투표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는 이 지사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이 많았다. 충북 충주에서 온 한 50대 남성은 투표를 마친 뒤 “흙수저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국민의 마음을 잘 안다”며 “원래부터 이 지사를 지지해왔다. ‘바지 발언’이나 그 외에 과거의 일들은 이제 다 양해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선이 진행된 지역 청주에서 거주 중인 50대 남성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후보가 필요한 때”라며 “불안한 후보라고 지적하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걱정되지도, 불안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충북 영동에서 1시간 걸려 투표장에 왔다는 한 50대 여성도 “될 만한 사람,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이 지사는 지금처럼 난세(亂世)에 영웅이 될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 여성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도 충남·대전 결과를 보고 마음을 굳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를 지지하며 역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들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민주당 후보 중) 가장 깨끗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 이낙연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무총리 시절부터 국민의 대표가 될 만한 분이라 생각”고 말했다.

청주에 산다는 한 40대 여성도 “청주 여중생 실종 사건(2019년) 당시 이낙연 (전)총리가 수색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지지하게 됐다”면서 “마지막엔 이 (전) 총리가 꼭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청주=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