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예계 정풍운동, 다음 대상은 이연걸·유역비?”

입력 2021-09-05 15:42
배우 이연걸이 지난 2010년 11월 30일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에서 자신이 설립한 '원'재단 자선캠페인에 참석,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중국 당국이 ‘연예계 정풍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현지에선 다음 차례가 외국 국적의 연예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5일 정풍운동의 다음 대상은 외국 국적 연예인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구체적으로 영화 ‘황비홍’ ‘동방불패’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 리롄제(李連杰·이연걸), ‘뮬란’의 류이페이(劉亦菲·유역비), 셰팅펑(謝霆鋒·사정봉), 장톄린(張鐵林), 웨이웨이(韋唯), 쑨옌쯔(孫燕姿), 대만의 왕리훙(王力宏), 판웨이보(潘瑋柏), 자오유팅(趙又廷) 등 9명이 퇴출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들 9명이 모두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등 외국 국적 소지자라고 덧붙였다.
배우 류이페이(유역비)가 지난 2011년 5월 4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천녀유혼'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리롄제는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뒤 1997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가 2009년 싱가포르 국적을 얻는 등 두 차례 국적을 변경해 다음 퇴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류이페이는 대표적 ‘친중파’ 연예인으로 분류돼온 탓에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2019년 8월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SNS에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홍콩 경찰을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신문은 이 소문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 2일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의 출연을 엄금하겠다고 밝히는 등 연예계 단속에 적극적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는 한국 아이돌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팬클럽 이름에서 모임이나 카페 등을 의미하는 ‘바(bar)’를 빼라고 통지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의 이런 움직임이 ‘정풍운동’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정풍운동은 1940년대 마오쩌둥이 중국공산당 내에 퍼졌던 잘못된 풍조 및 기강을 바로잡으려 펼쳤던 정치·문화적 운동이다. 최근 시진핑 정권은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를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