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 지역인 대전·충남에서 이재명 경기지사(54.81%)가 이낙연 전 대표(27.41%)에 압승을 거두자 양 캠프 간 향후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 지사는 세종·충북 경선이 열리는 5일 대구에서 대구·경북(TK) 공약을 발표하는 여유를 부렸다. 11일로 예정된 TK 경선을 벌써부터 의식한 조치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 균형발전 전략을 발표하며 열세 극복에 나섰다.
이 지사는 5일 대구상공회의소를 방문해 TK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면서 “경북과 대구의 기존 정치세력이 하지 못했던 일, 먹고 사는 문제를 이재명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K지역의 침체는 보수정권이 말로만 경북권의 발전을 이야기하고 실질적인 투자와 지원을 등한시한 결과”라며 “보수정당이 하지 못한 일, 저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에 미래형 자동차산업과 로봇산업 등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울릉공항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지사 측은 대전·충남 경선에서의 상승세를 대구·경북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오늘 대구·경북 공약을 바로 발표한 것은 한 템포 빨리 가겠다는 뜻”이라며 “강원 공약도 6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명캠프는 대구·경북 인사인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을 영입했다. 이 지사는 “홍 전 의원의 합류로 대구와 경북지역에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대구에서 TK지역 공약을 발표한 이후 충북 청주로 이동해 경선 연설을 하고,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수도권 이외 4대 메가시티를 조성하고 4대 특별광역권으로 국토를 재구조화하겠다는 내용의 균형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사실상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약을 통해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방자치,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발전, 문재인 대통령의 균형발전 2기 정신을 담아 혁신과 자립, 상생의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4+4 광역경제생활권’ 구축을 위해 충청, 광주·전남,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대구·경북을 4대 메가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꺼내 들었다. 충청 메가시티를 행정과 과학의 수도로 만들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집무실을 설치하고, 광주·전남 메가시티는 에너지와 문화예술의 수도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부울경’ 메가시티는 해양과 물류의 수도로 만들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고, 이를 계기로 물류 중심의 환태평양 전초기지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는 4대 특별광역권 육성 계획도 제시했다. 우선 경기 지역에는 경기북도를 설치하고, 강원도에는 평화특별자치도를 설치해 평화경제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수도권 집중과 지역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혁신과 상생, 자립의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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