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닮은 아들, 대기업 다닌다” 강윤성의 과시욕

입력 2021-09-05 06:24 수정 2021-09-05 09:52
연합뉴스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윤성(56)이 자기과시형 성향이 강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헤럴드경제는 서울 송파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강윤성이 민원 처리를 위해 구청 직원과 상담하던 중 “아들을 찾았는데 나를 닮아 머리가 좋아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매체에 “강씨가 출소한 상태였던 20대 때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것으로 들었다”며 “언제 결혼했는지는 모르고 지금은 이혼한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실제 강윤성의 아들이 대기업에 재직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윤성의 과시적인 언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강윤성은 지난 5월 출소 후 교도소에서 알게 된 심리치료 강사에게 전화해 “내가 아는 사람들이나 친구들은 다 집안이 부자들”이라며 인맥을 과시했다고 한다. 그는 수입 고가 바이크를 좋아하고 제트스키를 타고 다니는 생활을 즐겼다고 부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윤성은 15년 전 일했던 곳에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아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는 주장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자애들이 나를 많이 따랐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남자 직원들이 회사) 회장한테 ‘강씨가 전과자인데 우리 회사에서 일한다’고 트집을 잡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성격이 특히 성범죄자들에게 보이는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지난달 31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연쇄살인범, 연쇄 강간범들이 일종의 자기 과시를 위해 그런 표현을 많이 하는데 강씨는 좀 특이한 경우 같다”고 말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강윤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발길질하며 ‘보도나 똑바로 하라’고 소리친 장면을 거론하며 “과시형 범죄자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한다”며 “본인도 지금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는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교도소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 그런 정도로 자극적인 행동과 큰 표현 같은 것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분석했다.

강윤성은 지난 5월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한 뒤 지난달 말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40대 여성 1명과 50대 여성 1명을 차례로 살해하고 도주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자수한 강윤성은 같은 달 31일 구속됐다.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강윤성은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더 많이 못 죽여 한이 된다”고 답한 뒤 욕설을 내뱉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출석하다 마주친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는 등 돌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