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본격적인 지역별 순회 경선 투표가 시작됐다. 민주당은 4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5일 세종·충북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민주당은 이날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대선 경선 후보 6명은 각각 9분씩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에 나섰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상 각 후보별 캠프 인력, 당직자, 취재진 등 제한된 인력만이 연설장에 출입했다.
하지만 연설장 밖에서는 일반 대의원과 각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 뜨거운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 일반 국민 투표 결과까지 개표하는 12일 ‘슈퍼위크’ 부터는 현장 투표 없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후보자별 정견 발표는 사전에 추첨된 순서대로 김두관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정세균 이재명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영상 정견 발표로 대신했다.
이날 후보들은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저는 불안한 후보, 걱정시키는 후보, 해명할 게 많은 후보가 아니다”며 “저쪽 당에서도 기다린 후보다 아니다.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후보”라며 이 지사의 도덕성 문제를 에둘러 꼬집었다.
도덕성을 내세우고 있는 정 전 총리 역시 “저 정세균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도덕성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며 “사이다처럼 시원한 발언은 없지만, 누구보다 꼼꼼한 정책으로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을 밑도 끝도 없이 동원하려는 태도는 무책임 그 자체”라고, 김두관 의원은 “민주당 후보들보고 세간에서는 ‘왕비호(왕비호감)’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지지도 1,2위가 각각 비호감도가 50%, 62%”라고 말했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 당 차원에서 검찰개혁의 동력이 돼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저를 아프게 했던 것은 일부 동지들이 보여준 개혁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냉소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 지사는 강력한 추진력’ ‘강력한 대통령’ ‘강력한 정부’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큰 정부를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본인의 추진력을 강조하면서 “네거티브로 흙탕물이 쏟아져도 저만은 끝까지 네거티브 없는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맞섰다. 그러면서도 다른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게으른 베짱이가 갑자기 부지런한 개미가 될 수는 없다”며 “누군가의 미래는 거울에 비친 그의 과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줄곧 토론회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 전 대표의 성과가 없다며 집중적으로 공격한 바 있다.
다른 후보들이 이 지사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지사는 “적폐 정권의 먼지털기식 수사는 오히려 저의 청렴함을 증명해줬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적임자는 바로 청렴하고 유능하고 약속을 지키는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