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보복 우려…구글, 아프간 정부 이메일 계정 막아

입력 2021-09-04 13:51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서 권리보장 요구하는 아프간 여성 시위대. AP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해 국제적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서로 다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가 사용하던 이메일 계정을 잠정 폐쇄했다. 탈레반이 정부 인사의 메일에 접근하는 걸 막으려는 조치다. 반면 트위터는 탈레반 소속 계정들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전날 성명을 내고 “아프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정부 이메일 계정을 잠정 폐쇄했다. 탈레반이 미국과 함께 일한 아프가니스탄 정부 인사들의 신원을 알아내 보복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구글이 정확히 폐쇄한 이메일 계정의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 정부 관계자는 "탈레반이 정부 관리들의 이메일 확보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달 그에게 정부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보존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따르지 않고 숨었다. 그는 "만약 내가 그렇게 하면 탈레반은 그 데이터와 정부 지도자들의 의사소통 내용에도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전 정부는 재무부, 산업부, 고등교육부 등 20여 기관이 메일 사용을 위해 구글 서버를 이용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메일과 서버 데이터에는 전 정부의 직원 명단, 정부 계약서, 동맹국 등에 대한 정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소유의 유튜브도 탈레반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계정을 차단할 거라고 밝혔다. 반면 트위터는 탈레반의 계정 이용을 일단 지켜보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위터는 탈레반 계정들을 당장 차단하지는 않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