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했던 지난해 대기질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유엔 세계기상기구(WMO)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 각국 정부가 록다운(봉쇄)을 취하면서 오염물질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봉쇄로 인한 오염물질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거라고 경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WMO는 이날 처음 발간한 ‘대기질 및 기후 회보’에서 아프리카, 남미, 남아시아 전역에서 초미세먼지(PM 2.5)가 최대 40%까지 감소했으며, 유럽과 북미 일부 지역에서도 소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농촌보다 도시 지역에서 주요 대기 오염물질이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WMO의 연구는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오존 등 주요 오염물질의 변화를 분석했다. 옥사나 타라소바 WMO 대기환경연구 본부장은 “록다운으로 인해 세계 곳곳의 대기질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대부분 대기 중 (오염) 입자 부분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회보에 따르면 지난해 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유해 질소 농도는 2015∼2019년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70%가량 감소했다. WMO는 코로나19 록다운으로 인해 일시적인 대기 오염물질 감소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는 대기질 기준을 능가하는 수준의 오염물질이 규칙적으로 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라소바 WMO 본부장도 “이러한(록다운) 조치가 주요 오염물질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못한다”면서 “이동을 제한하는 대책은 거리에 자동차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즉시 대기질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차가 도로로 돌아오면 다시 대기질이 악화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질은 매우 복잡하다. 호주 산불, 시베리아와 미국의 바이오매스 연소, 사하라 사막에서 대서양을 넘어 북미로 불어온 모래 폭풍인 ‘고질라 효과’ 등이 지난해 대기질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WMO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대기 오염과 기상 이변)는 2021년에도 계속되고 있다”라며 “대륙을 넘나드는 모래와 먼지 폭풍이 많은 지역을 뒤덮어 수백만 명의 대기질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