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90여명에게 접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지역 종합병원에서 같은 사고가 일어나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에 또 비슷한 오접종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3일 울산시에 따르면 중구 동천동강병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총 91명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지난달 25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총 13바이알(병)이 소진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병원 측 부주의로 나중에 입고된 백신이 사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는 해당 병원에 있던 백신을 모두 회수했다. 이날 진행 예정이던 백신 접종 업무를 중구예방접종센터로 이관했다. 또 이 병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의료기관 위탁도 오는 6일 자로 해지하기로 했다.
시는 질병 관리청에 오접종 사고를 보고하고, 해당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 점검을 하고 있다. 이들은 3주 뒤에 다시 백신을 접종받을 예정이다.
앞서 2일엔 부산의 한 병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밝혀졌다. 부산시 북구의 한 병원이 지난달 28일 4명, 30일 4명 총 8명에게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지난달 27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유통기한을 넘긴 백신 접종자는 70대 1명, 50대 2명, 30대 4명, 20대 1명이다. 이 중 2명은 복통, 몸살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부산에선 이 외에도 유통기한을 넘긴 백신 접종 사례가 2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부산진구 소재 위탁의료기관에서 2명이 유통기한이 지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같은 달 19일 부산진구 소재 위탁의료기관에서도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백신 보관관리 지침에 따라 새로 들어온 유효기간이 짧은 백신부터 선입선출하고 매일 재고 관리와 유효기간을 확인한다”라며 “유통기간이 지난 백신이 접종된다면 병원 시스템적 문제라기보다는 직원 개인의 실수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이처럼 의료 현장에서 잇따라 백신 오접종 사고가 발생하자 방역 당국은 각 접종기관이 반드시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접종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시행관리팀장은 “오접종 예방을 위한 의료기관 또는 접종기관 지침에서 접종 전에 바이알에 표기된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