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우리 정부에 말년 없다”…여야에 ‘예산안 통과’ 요청

입력 2021-09-03 15:19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만나 “우리 정부는 말년이라는 것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여야를 초월해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특히 ‘슈퍼 예산안’으로 평가받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여야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정진석 부의장, 여야 상임위원장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 정부로서 사명을 다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과제는 다음 정부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여야를 초월해서 많이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입법·예산 과제는 쉽지 않다고 평가하며 “여야정 간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진정한 협치가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내년 예산안은 “절반 이상을 다음 정부에서 사용하게 될 예산”이라며 이를 감안해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앞서 사상 최대 규모인 604조4000억원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대립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민생을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여야 간에 경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경쟁은 경쟁이고, 민생은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을 지키고 더 발전시키는 일에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신임 정진석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의장단 구성과 여야 간 상임위원장 배분이 원만하게 이루어졌다”고 평했다. 박병석 의장에게는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서 노고가 많으셨다”고 말했고, 박 의장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되시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정 부의장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건의했다. 그는 “지금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K-방역을 이대로 지속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위드 코로나를 비롯한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가를 총체적으로 점검해 주셔서 판단하실 때가 오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김 부의장은 ‘눈 떠보니 선진국’ 책을 언급하며 “미라클 작전에 이어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어린이, 청소년 인권 문제도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면 더 좋겠다”고 건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찬은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1시20분까지 약 100분간 진행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