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고강도 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지 못하고 경제까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울며 겨자먹기로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상황이 넉 달째 확산일로다. 3일 베트남 보건당국은 전날 전역에서 확진자 1만3186명과 사망자 271명이 추가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2주째 1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400명 수준에 머물렀던 베트남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7월부터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지난달 말 1만3000명을 넘어섰다. 한때 0.37%까지 떨어졌던 치명률은 이달 들어 2.5%로 치솟았다.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군 병력까지 동원해 극단적인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앞서 7월 중순부터 야간 통금 등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시행했던 호찌민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외출을 전면 금지했다. 대신 정부는 군 병력을 동원해 음식 배급 및 방역 지도업무를 맡기는 한편 1000여명의 군 의료진을 확진자 치료, 백신 접종 등 업무에 투입했다.
그러나 고강도 방역 정책에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베트남 경제는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하노이 산업무역부는 지난달 중순 기준 하노이 산업단지 기업 3600곳 중 조업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은 약 30%가량인 1077곳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생산량은 거리두기 이전과 비교해 20%가량 감소했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을 6.5%에서 4.7%로 낮췄다.
최근 VN익스프레스와 정부기관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절반은 최대 한 달간 버틸 수 있는 생활비밖에 남아있지 않아 정부 지원의 시급하다고 답했다.
베트남 정부는 방역과 경제를 모두 놓치면서 마지못해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팜민찐 총리는 1일 의료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사회와 경제가 처할 어려움 때문에 계속해서 봉쇄와 격리에 머무를 수 없다”며 “완전히 통제할 수 없기에 상황에 맞춰서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과 닷새 전에도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기관장들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위드 코로나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의 조건으로 70% 이상의 높은 백신 접종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베트남의 완전 백신 접종률은 1일 기준 전 인구의 2.78%에 불과한 상황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