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 치매 환자가 2030년엔 7800만명, 2050년에는 1억 3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WHO는 현재 치매 환자 인구를 5500만명 이상으로 집계했으며 치매 관련으로 연간 1조3000억 달러(약 1504조)의 비용이 든다고 분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WHO는 치매가 뇌졸중, 뇌 손상, 알츠하이머 등의 질환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노인 인구가 늘면서 치매 환자도 함께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과 달리 현재 전 세계 국가 중 4분의 1만이 치매 환자 및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WHO는 각국 정부가 치매 문제에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WHO 정신보건학과 전문가인 카트린 시허는 “치매는 65세 이하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위 ‘젊은 치매’가 전체 치매 사례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WHO는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을 잘 관리하고 술과 담배 사용을 통제함으로써 치매 발병을 피할 수 있고 일부 위험 요소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WHO 전문가 타룬 두아도 “이는 뇌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인지 저하와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더 어린 나이에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에서 여전히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치매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는 각국 정부에 “코로나19 감염이 치매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잠재적 영향력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신경과 전문의 알리레자 아트리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뇌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면서 신체 면역을 감퇴시키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뇌가 쉽게 손상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치매와 같은 신경 장애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으로 미각·후각 상실, 브레인 포그(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 집중력·기억력·사고력의 저하 등이 보고되고 있다.
파올라 바르바리노 ADI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많은 치매 전문가들이 치매와 코로나19의 신경학적 연관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세계보건기구, 정부, 연구기관들이 이 분야의 연구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