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의 협상 타결에도 광주지역 주요 종합병원이 파업에 돌입해 일부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업에 나선 병원들은 단체협상 결렬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3일 보건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대, 조선대, 광주제2시립요양병원, 호남권 재활병원 등 4곳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대병원 지부의 경우 2일 오전 0시를 기해 파업을 시작했다.
이 병원 노조 조합원은 전체 직원 4000여 명 중 2300여 명으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코로나19 관련 필수인력을 제외한 일부만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간호사 등 의료인력 충원과 환자 이송원, 조리사·조리원, 세탁 운반원, 장례지도사, 업무보조원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가 감소한 병동 근무자를 다른 부서로 보내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데도 기존 인력조차 제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퇴사·육아휴직 결원도 제대로 채워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파업 참여자들은 휴가확충과 공휴일·주말 임금 50% 가산, 하위직 급여산정 기준 현실화 등도 촉구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노조도 임·단협 결렬 선언 직후 조선대 교정에서 출정식과 함께 2일 오전 7시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재택 파업 방식이다.
현재 전체 조합원 1100여명 중 절반정도가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합원들은 “보건의료노조본부가 정부와 합의해 총파업을 철회했고 기본적으로 이에 동의하지만 의료인력 충원 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파업에 들어갔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일부 병원에서는 입원환자를 조기에 퇴원시키고 외래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진료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4개 병원이 파업에 돌입하자 ‘의료공백’을 막기 위한 비상의료체계를 가동했으나 우려할 만한 진료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 송혜자 감염병관리과장은 “필수적인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등은 정상운영되고 있다”며 “파업이 철회되도록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총파업에 대비해 수술 일정 등을 미리 조정해 큰 차질은 아직 없다”며 “노조와 이견을 좁히기 위한 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