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개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서 한 치라도 더 중간지역을 공략해서 승리해 보이겠다”며 내년 대선을 대비한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거록전투에서의 항우처럼 파부침주를 대선의 키워드로 삼겠다. 조직선거나 통합론만으로는 안 된다.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이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초한지’의 항우가 거록전투에서 배를 불태우고 솥을 파괴하면서 보여준 죽을 각오로 진나라의 대군을 무너뜨린 것처럼 이 대표도 대선을 치르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고민이 많다 보니 침대에 누우면 큰 전투를 앞둔 고대의 장수들에 빙의해서 망상하곤 한다”며 “가우가멜라 전투를 앞둔 알렉산더, 자마 전투를 앞둔 스키피오 등 두루 거쳐 망상한 뒤 해하 전투를 앞둔 항우에까지 생각이 닿는다. 요즘은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대권주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책임론까지 휩싸였던 자신의 상황을 ‘사면초가’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된 ‘자기정치’ 비판을 일축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총선이 3년 남아있는 시점에서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으니 많이 위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다시 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고 한다.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닌,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한 개혁을 역설했다. 그는 “2030세대가 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해 한 번쯤은 정치에 관심을 두고 표를 몰아줄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관심을 지속하려면 정치권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고 관습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도발적인 제안은 한편으로는 36살인 제가 앞으로 저보다 어리고 유능한 20대와도 논쟁적으로 맞설 용기가 있는가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