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찬스? 리스크가 더 많다” 사퇴 요구 일축

입력 2021-09-02 17:00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일 “도지사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며 “‘지사 찬스’라는 얘기도 있지만, 저로선 ‘지사 리스크’가 더 많다”고 국민의힘 등 야권의 지사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의 사례를 들면서 “정세균 전 총리가 사퇴한다고 비난하지 않았나”라며 국민의힘의 이중잣대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제35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도지사직이 보통 정치인처럼 누리는 권세, 권리라면 쉽게 버리라 말라 할 수 있지만 저는 공직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데 사퇴하는 것이 과연 도정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선장 없이 대행으로 가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했을 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사 찬스라고 하는데 리스크가 더 많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도 비슷했는데 고민을 많이 하다가 토론회 불참을 결정했지만 참석을 요청하는 당의 요구가 있어서 결국 도의회에 양해를 구하고 휴가를 낸 뒤 토론회에 나섰다”며 “만약 제가 경선 참여하겠다고 도지사직 사퇴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잘했다’고 했을까. 전 100% 확신하는데 무책임하게 도정 팽개치고 선거 나갔다고 비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세균 총리가 사퇴했을 때 국민의힘이 사퇴한다고 비난하지 않았나. 왜 잣대를 두 개씩 들고 다니느냐”라며 “이게 국민의힘의 정치인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 자질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기본 도의와 상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앞서 이 지사는 1일 도정질문 오후 일정을 불참한 채 경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일부에서 지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전 도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보수정당이 부자와 기득권자를 위한 집단임은 국민이 다 아는데 희한하게도 정책과 관련해서는 서민, 가난한 사람을 깊이 사랑해서 가난한 사람만 더 도와주자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런 것을 보면 정치하는 기본적인 태도를 짐작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렇게 서민을 사랑하고 사회양극화를 위해 애쓰는 집단이면 왜 복지 자체를 증가하는데는 그렇게 반대했나”라며 “진짜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기본적으로 복지재정을 늘려야 하는데, 이 현실을 고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은 복지정책이 아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위로하고, 경제 활성화와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 등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빈자를 위한 복지정책이 아닌 일반 정책이라면 당연히 주권자로서 평등하게, 공정하게 혜택 받을 자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은 정부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소득하위 88%)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도민을 위해 경기도 예산을 자체 투입해 지급하는 것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