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니 콩쿠르 결선에 한국인 연주자 2명 진출

입력 2021-09-02 16:40
제 63회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의 최종 결승에 진출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과 김도현. 경기아트센터 금호문화재단 제공

세계적 권위의 부소니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박재홍(22살)과 김도현(27살)이 3명이 진출하는 최종 결선 무대에 올랐다. 콩쿠르를 주관하는 페루치오 부소니-구스타프 말러 재단은 2일(현지시간) 7명이 오른 본선 실내악 경연을 통해 박재홍, 김도현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루카스 슈테어나트가 3일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결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2년마다 열리는 부소니 콩쿠르는 이탈리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1866~1924)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시작됐다. 올해 63회를 맞았으며 그동안 알프레드 브렌델, 마르타 아르헤리치, 외르크 데무스, 개릭 올슨 등의 거장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1월 506명의 지원자 중 93명이 온라인 예선을 치러 33명이 올해 본선에 선발됐다. 다만 코로나19로 본선 진출자들 가운데는 이탈리아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콩쿠르 측은 올해 본선 무대에 참가하거나 2023년 예선 없이 본선에 참가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본선은 부소니의 작품을 포함해 약 45분의 프로그램을 연주하는 세미 파이널, 고전 소나타와 부소니가 편곡한 바흐의 곡 등을 연주하는 60여 분의 솔로 파이널과 실내악 파이널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결선에서 우승자 등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콩쿠르 결선에 오른 박재홍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 중으로 2016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아티스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김도현은 현재 클리블랜드 음악원 박사 과정 중으로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미 파이널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결선에서 박재홍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김도현은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부소니 콩쿠르의 역대 한국인 입상자는 1969년 백건우가 본상이 아닌 격려상에 해당하는 메달을 받은 뒤 서혜경(1980년)과 이윤수(1997년)가 1위 없는 2위, 손민수(1999년, 3위), 조혜정(2001년, 2위), 임동민(2001년, 3위) 김혜진(2005년 3위), 문지영(2015년, 1위), 원재연(2017년, 2위)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지영의 경우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

또 부소니 콩쿠르를 주최하는 페루초 부소니-구스타브 말러 재단은 세계 클래식 시장에서 한국의 성장에 주목해 백건우 한동일 진은숙 김대진 이미주 손열음 손민수 등 한국 음악가들을 지속적으로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왔다. 지난 2018년에는 손열음이 콩쿠르 역사상 첫 번째 동양인 여성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성과와 행보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