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음식 백과서이자 최고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이 글로벌 셰프를 꿈꾸는 학생들의 손을 거쳐 코로나 극복의 희망 도시락으로 재현됐다.
경북도는 2일 도청에서 영주에 위치한 한국국제조리고등학교 학생 30명이 직접 조리한 전통 종가음식 도시락을 전달하는 ‘희망 나눔 도시락 전달식’을 가졌다.
전달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조귀분 석계종택 종부, 학생들이 참석했다.
전달 받은 도시락 50개는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경북소방학교에 근무하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에도 종가음식 도시락 300개를 만들어 코로나19 거점병원인 영주 적십자병원에서 근무하는 방역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학생들은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영양의 장계향 문화체험교육원에서 2박 3일간 머물면서 전통 종가의 음식 문화를 체험하고 146가지의 조리법이 담긴 음식디미방을 배웠다.
‘음식디미방’은 음식 문화를 전공하는 학자들 대부분이 주저 없이 우리나라 최고의 식경(食經)으로 꼽는 책이다. 순 한글체로 이뤄져 있어서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면서도 우리의 빼어난 전통음식 조리법의 정수를 보여준다. 순 한글로, 그것도 여성에 의해서 세밀하게 조리 방법을 적어 놓은 요리책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여성이 쓴 아시아권 최고의 조리서로 인정받는다.
도시락에는 가제육(집돼지고기복음)과 연계찜(부드러운 닭찜), 디미방잡채, 나박김치, 잡과편, 오미자편 등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디미방의 대표음식들을 담았다.
특히 석계 종택의 13대 종부이며 음식디미방 전수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귀분 강사는 3일간의 모든 교육을 직접 주관했다.
도시락 만들기에 참여한 정민곤 학생은 “전통 음식을 체험하면서 우리 음식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며 “앞으로 우리 전통 음식을 세계화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학생들이 350년 전통의 반가음식을 배우고 체험한 좋은 기회가 됐으리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과 생활치료센터 관계자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할 수 있어 매우 뜻 깊다”며 고마워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