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웨이코 지역 코낼리 독립교육구는 1일(현지시간) 지역 내 학교 다섯 곳을 한시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학군 내 한 중학교 교사가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8월 24일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교사가 사망했다. 일 주일여 만에 두 명의 교사가 사망하자 급히 학교 폐쇄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18일 수업을 시작한 이후 해당 중학교에서만 최소 5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학군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행정 명령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근 맥레넌카운티 액스텔 자치구에서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50건의 신규 확진 사례가 나와 휴교령이 내려졌다.
미국에서 개학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어린이 등 학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학생 환자 증가는 이미 여름부터 시작됐는데,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서 증가세가 가팔라 진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낮고,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등을 거부한 주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24개 주 아동 입원 환자는 1만9082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7일 9661명의 2배 수준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보면 8월 20∼26일 하루 평균 330명의 어린이가 코로나19로 입원했다.
AAP는 “어린이들의 신규 확진이 기하급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주 주간 어린이 신규 환자는 20만3962명으로 한 달 전보다 5배 이상 규모가 늘었다.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어린이 비중은 14.8%까지 증가했다.
그런데 어린이 신규 확진 증가는 플로리다, 텍사스, 미시시피 등 백신 접종률이 낮아 전체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른 지역에서 주로 목격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37.7%에 불과한 미시시피주에선 어린이 코로나19 환자가 지난 2주 새 29% 늘었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는 12세 미만 어린이가 전체 환자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입원 환자 6%가 어린이다.
미국에서 최근 일주일 기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6만41명(뉴욕타임스 집계 기준)으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CNN 분석 결과 플로리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5개 주 확진자가 지난주 전체 신규 확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검사 양성률도 매우 높다. 미 존스홉킨스대학교 코로나센터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양성 테스트 비율은 미국 전체가 11% 가까이 된다. 그런데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는 양성 비율이 최대 40% 가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 비율이 높다는 건 확진 증가가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텍사스주의 경우 개학 이후 2만256건의 신규 확진 사례가 나왔는데 이 중 7488건이 교직원이라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 아동병원협회(CHA)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은 어린이들에게 매우 심각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전국 소아과병원의 수용 능력 위기를 해결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신 미접종자는 노동절(9월 6일) 연휴 때 여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월 콜롬비아에서 처음 보고된 ‘B.1.621’ 변이 바이러스를 ‘뮤(Mu) 변이’로 이름 짓고 ‘관심 변이’로 지정했다. 현재 우려 변이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종이며, 그보다 한 단계 낮은 관심 변이는 에타, 요타, 카파, 람다에 이어 뮤까지 총 5종이다.
뮤 변이는 남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총 39개국에서 보고됐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도 일부 감염자가 나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