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 서울보다 큰 기름막…올해 두 번째 유출 사고

입력 2021-09-02 02:10
기름유출 발생한 시리아 정유공장과 지중해 기름막. 연합뉴스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시리아 최대의 정유 공장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기름막은 점차 이동해 북키프로스 인근에도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CNN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주 항구도시인 바니야스의 정유공장 내 연료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CNN은 1만5000톤이, 가디언은 2만톤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시리아 당국은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유출 규모는 2~4톤 정도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위성 사진으로 유출 상황을 분석한 결과 기름 유출 정도는 당초 예상보다 심각했다. CNN은 미국 뉴욕시의 면적과 비슷한 800㎢ 규모의 기름막이 형성됐으며 기름막이 북키프로스 해안에서 약 7㎞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북키프로스 수산해양부는 유출된 기름의 움직임과 기상학적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름띠가 앞으로 24시간 안에 키프로스 북단에 있는 아포스틀로스 안드레아스 곶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포스틀로스 안드레아스 곶은 분단된 섬 북부에 있는 터키령으로,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시리아 바니야스에서 서쪽으로 13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북환경공학회장인 체말리에 외즈베렐 에킨치는 현지 TAK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재앙”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바니야스의 한 주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해안의 상당수가 오염되었음을 밝혔다. 이어 “이미 이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소득을 잃게 됐다”라면서 “정부는 스펀지와 물 호스만 가진 팀을 보냈다. 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고 바다를 깨끗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키프로스 당국은 “기름 유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피해 방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북키프로스를 보호국으로 두고 있으며 시리아와 국경과 해안선을 공유하고 있는 터키도 유출을 막기 위해 투입됐다. 조만간 유출 기름 수거를 위해 배 두 척을 급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국영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출이 환경 재앙으로 번질 가능성을 막기 위해 자원을 동원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프로스공화국 역시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지중해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 이스라엘 해안에서 기름 유출 사건이 발생해 레바논 해안이 황폐해졌고 레바논 해안 전역엔 타르 퇴적물이 남았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