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비만과 다이어트 관련 건강 정보와 광고 10개 가운데 3~4개는 과학적 근거 없이 작성돼 부적절한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6월 출범한 건강정보시정권고위원회의 처음 조사해 내놓은 결과다.
건강증진개발원은 의학, 커뮤니케이션, 법학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1인 크리에이터 등으로 구성된 건강정보시정권고위원회 2차 회의를 지난 31일 열고 이 같이 보고했다고 1일 밝혔다.
건강정보시정권고위원회는 온라인상의 잘못된 건강 정보를 바로 잡는 대국민 모니터링 사업의 자문과 잘못된 정보의 정정 및 시정 권고를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
개발원은 20~40대 젊은층 사용이 많은 인스타그램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해 총 3613개(비만 1615개, 다이어트 1998개)의 게시물을 확보하고 시범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비만 관련 게시물은 일상 관련 50.7%, 건강 관련 광고 38.3%, 건강 정보 9.0%, 기타 광고 1.1%, 기타 게시물 1.0%의 순으로 많았다.
이 중 건강 관련 광고 619개, 건강 정보 145개 등 764개 게시물을 대상으로 잘못된 정보를 선별한 결과 게시물의 43.2%(330개)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작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됐다.
또 다이어트 관련 광고 및 정보 게시물 363건 중 ‘좋아요’ 10회 미만을 제외한 162건을 선별한 결과 32.7%(53건)가 역시 과학적 근거가 미약했다.
건강증진개발원은 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에 대해서는 시정 권고를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건강정보시정권고위원회 유현재 위원장(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건강과 관련된 가짜 정보를 생산해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경우 국민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건강 관련 정보들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바로잡음으로써 국민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현장 건강증진개발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국민 건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잘못된 건강 정보가 확산되는 인포데믹(infodemic)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건강 정보들을 모니터링하고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위원회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건강증진개발원은 앞으로 음주와 흡연 등으로 모니터링할 건강 정보 영역을 넓히고 온라인 매체도 확대할 방침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