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유학생’ 목숨 앗아간 음주운전 50대, 2심 불복

입력 2021-09-01 11:04 수정 2021-09-01 11:09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쩡이린양의 친구들이 음주운전자의 재판이 열리는 25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으로 유학 온 20대 대만인 여대생 쩡이린양은 지난해 11월 교수를 만난 후 귀갓길 횡단보도에서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치인 뒤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연합뉴스

만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 대만인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50대 운전자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52)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원정숙 이관형 최병률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술을 마신 뒤 서울 강남구 도로에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를 위반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曾以琳·28)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과거 2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1·2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쩡이린양의 친구들이 음주운전자의 재판이 열리는 25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으로 유학 온 20대 대만인 여대생 쩡이린양은 지난해 11월 교수를 만난 후 귀갓길 횡단보도에서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치인 뒤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연합뉴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만 28세의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피해자 가족들의 충격과 고통,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다. 피해자 유족과 지인들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은 항소심 선고 직후 “우리의 삶이 산산조각이 났다. 딸의 죽음 이후로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며 “8년 형은 너무나도 적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사건은 유족이 청와대에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리고 이를 대만 언론에서도 보도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