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100분 토론’ 불참 이준석에 “시청자 모독”

입력 2021-08-31 21:05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치고 노트북 모니터를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MBC ‘100분 토론’에 갑작스레 불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시청자를 모독한 이 대표의 저열한 ‘정치질’을 규탄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31일 성명을 내고 “이 대표는 30일 9시50분 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제작진에 최종 통보했다. 생방송을 단 40여 분 앞둔 시점이었다”며 “이 대표는 심지어 자신이 방송 펑크를 내면서 생기게 될 방송시간 공백에 대해 ‘동물의 왕국’이나 틀면 된다고 답했다. 거대 공당의 대표가 수백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그 저열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긴급현안보고에서 갑자기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TV토론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며 “시청자와의 약속인 생방송 TV토론을 여당 압박을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젊은 보수’를 내세우며 기득권 정치인들의 구태와 구습에 대한 비판을 디딤돌 삼아 지금의 당대표 자리까지 올라온 자가 이제는 과거 자신이 했던 발언들이 얼마나 가볍고 얄팍한 레토릭에 불과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100분토론’을 기다렸을 시청자들 앞에 진심을 담아 사과하라.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자에게 당대표라는 자리는 과분하고 버거운 자리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대표는 30일 오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불참을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MBC는 예능 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스페셜 편을 급히 대체 편성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