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델타형 변이 확산이 더해지면서 지난달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전년 동월 대비 6만4000명 급감했다. 또 사업체 종사자 증가 폭이 둔화하고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노동자 비중이 커지면서 올 가을 고용시장에 기존보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는 188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4000명(1.5%) 증가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년 동월 종사자 수가 감소한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종사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고용 지표에선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종사자 수는 지난 3월 19만3000명 늘어난 이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30만명대 증가 폭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에 20만명대로 내려앉으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어진 ‘하루 1000명대 확진자 발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하면서 숙박·음식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숙박·음식업 종사자 감소 폭은 지난 4월 2만3000명까지 좁혀졌지만, 지난달에는 3배 가까이 늘어난 6만4000명을 기록했다. 숙박·음식업은 지난해 초부터 18개월 연속 종사자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고용 상태가 악화일로다.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업에서도 지난달 1만3000명이 빠져나갔다.
정 과장은 “예술·스포츠업의 경우 6월에는 종사자가 전년보다 1만명 늘었는데 지난달에 다시 8000명이 감소했다”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 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포함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 공공행정 분야에서는 증가 폭이 컸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 늘어난 종사자 27만4000명 중 71%(19만4000명)는 임시일용직이 차지했고 비교적 안정적인 상용직은 25%(7만명)에 그쳤다. 새로 채워진 일자리 대다수가 ‘단기 아르바이트’ 수준이었다는 의미다. 정 과장은 “임시일용직은 대부분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분야에서 늘었고 제조업에서도 일부 증가했다”고 전했다.
고용부는 7월 고용 지표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델타형 변이 영향이 제대로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8월 이후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고용시장에 보다 명확히 드러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정 과장은 “지난해에도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1~2개월 후에 종사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8월이나 9월 이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영향이 고용 지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