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와 농업용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도가 핵심 공유자원 지하수를 제대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취수정 내부 진단조사를 전국에서 처음 진행한다.
도는 수질이 양호하더라도 취수관 부식이나 물 때 등 내부 시설 상태 불량으로 부유물이 발견되는 사례가 나타남에 따라 오는 12월까지 관정 진단조사를 벌인다고 31일 밝혔다.
제주도 지하수 관리 조례 시행규칙은 수질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지하수 관정 내부 상태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는 수질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더라도 관정 상태에 따라 부유물이 발견되거나 상부 오염수 유입, 취수관 부식, 물 때가 끼는 등의 사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2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관정 조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대상은 제주 서부지역 관정 12곳이다. 도내 전체 담지하수 취수정 4586공 가운데 지하수 개발·이용 시설에 대한 인·허가 기준이 만들어지기 전 설치된 30년 이상 노후 관정 가운데 조사 장비 투입이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도는 CCTV를 이용한 내부 조사와 내부 오염물질 제거 및 청소, 사업 전후 수질 검사, 수질 및 수량 개선 효과 분석을 통해 조사 대상 관정의 실태를 파악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후 관정 관리 및 새 관정 설치 기준을 검토, 개정 시 반영할 예정이다.
또 주기적인 관정 내부 시설관리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안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지하수조사전문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한다.
진기옥 물정책과장은 “지하수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도민들이 제주의 지하수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수 2차 오염 차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지역은 강물 등 지표수를 이용하는 육지부와 달리 상수도와 농업용수의 97% 이상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1961년 첫 지하수 관정 굴착이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지하수 취수정은 총 5793공(담지하수 4586, 염지하수 1207)으로 농어업용이 4157공으로 가장 많고 생활용 1494공, 공업용 135공, 먹는샘물 제조용 7곳 등이다.
월 취수 허가량은 월 4909만t으로 지속이용가능량의 90.3%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