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1일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았다. 충청 민심과 보수층 표심을 동시에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소임을 다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충북 첫 일정으로 육 여사 생가를 방문, 영정에 참배했다. 그는 “육 여사께서 적십자 활동이라든지 어린이 여성 나환자 등 우리 사회 약자와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을 늘 따뜻하고 또 어진 모습으로 대해주셨다”며 “박정희 대통령 통치에 대해서는 아마 국민 간 서로 다른 의견이 많을 수 있겠지만 우리 육 여사님에 대해서는 당시를 기억하는 어느 대한민국 국민도 비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래전 일이지만 여사님의 낮은 곳을 향한 어진 모습 기억이 생생하고 오래오래 잊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또 “제가 중학교 2학년 되던 1974년 8월 15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광복절 기념행사 중에 문세광의 총탄에 서거하셨는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육 여사를 치켜세운 건 육 여사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충청 민심과 정통 보수층을 끌어안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세종·충남을 찾아서는 “충청대망론은 충청인들이 가진 중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국민을 통합해 국가발전에 주역이 되자는 것”이라며 “결국 충청대망론은 국민통합론이라고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한 비가 내렸지만 지지자 100여명이 생가 주위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기도 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나타나 “박근혜 대통령을 꺼내주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정면돌파를 택하며 육 여사 생가 방문과는 별개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특검에서 관여한 건 맞다”며 “그러나 공직자로서 정부의 인사발령에 따라 저의 소임을 다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장기구금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많은 지지자분들 마음에 대해서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다. 육 여사 생가 방문은 돌아가시기 전에 그 모습을 기억하는 국민으로서 의당할 것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