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한국 돈으로 약 80억원(700만 달러)을 모금해 전세기를 띄워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을 구출한 소식이 전해졌다.
AP통신은 미국 뉴욕에 사는 토미 마커스(25)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12만 3000명으로부터 700만 달러를 모아 아프간 카불의 현지인 51명을 우간다로 피신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마커스는 이번 작전을 ‘쿠엔틴 쿼런티노’라는 자신의 ‘부캐’를 이용해 수행했다. 쿠엔틴 쿼런티노는 진보적인 밈과 코로나19 백신 반대론자들에 관한 농담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로, 인스타에서 83만3000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쿼런티노와 팔로워들은 이번 구출 작전에 ‘날아가기 작전’(Operation Flyaway)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의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했다. 하지만 글로벌 개발 회사인 사라야 인터내셔널과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25일(현지시간) 전세기 한 대를 이용해 아프간에서 우간다로 51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기를 통해 이들이 구한 아프간인들은 지금까지 350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기업, 자선단체들이 아프간에서 시민들과 직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프간 시민은 인플루언서로부터 도움을 받은 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모금은 고펀드미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됐다. 고펀드미는 미국 영리 단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축하 및 졸업과 같은 개인적인 행사로부터 대형사고나 질병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해 펀딩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마커스 측은 30일 고펀드미 사이트에 모금이 종료됐음을 알리며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완료됨에 따라 남은 모금액은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여성미디어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아프간인들의 재정착을 돕기 위한 커뮤니티의 노력에 감사한다”며 “우리는 이와 같은 노력의 신빙성과 효율성에 대해 확인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