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우산 주의보’…과거 과잉의전 역풍도

입력 2021-08-31 09:4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세종시 국회세종의사당 예정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우산 과잉 의전’ 논란이 대선 주자로 옮겨붙고 있다. 강 차관 비판에 가세했던 일부 주자들의 과거 과잉 의전 당사자였다는 사실까지 들춰지면서 역풍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30일 세종시 방문 일정 중 비가 내리자 우산을 직접 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비가 오자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주변에 “우산을 옆으로, 들어주시진 마시고”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수행원이 윤 전 총장의 우산을 받쳐주려고 하자, 주변에서는 “안 된다”고 만류했다.

윤 전 총장은 우산을 쥐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후 이동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에서 일정 이동을 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는 이 후보가 이동 중에 우산을 직접 쓰고 걷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강 차관의 과잉 의전 논란에 사진으로 ‘자기 PR’을 한 셈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이 우산을 든 채 어머니와 어깨동무를 하며 걷는 사진을 올리면서 “국민은 비 오는 날 이렇게 모시고 가는 겁니다”라고 적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이번 일이 생긴 경위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살펴보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우산 의전 논란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과잉 의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김 총리는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위 공직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경고하겠다”고 밝혔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