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철수 작업을 공식 완료했다. 미 국방부는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이 공식 종료된 셈이다.
케네스 프랭크 맥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선언하기 위해 섰다”며 “철수를 위한 군사적 작전과 2001년 9월 11일 이후 아프간에서 시작된 군사 임무가 모두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킨지 사령관은 카불 공항의 마지막 비행기가 떠난 직후 국방부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매킨지 사령관은 “아프간에서 복무한 80만명의 군인과 2만5000명 이상의 민간인,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과 동지들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이 부서진다”고 말했다.
이로써 탈레반은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미군이 떠난 뒤 카불 공항에선 총성이 울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탈레반이 전쟁 승리를 축하하며 하늘로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이 SNS로 전파됐다.
미국은 9·11 테러 배후인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 인도를 탈레반에 요청했었다. 하지만 탈레반이 거부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하며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하고, 빈라덴도 사살했지만, 아프간 재건에는 실패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 종료와 함께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당장 이번 철군 과정에서 보여준 혼란으로 국제사회에서 리더십 타격을 입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동맹국 사이에선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유럽 내부에선 미국 의존적인 동맹 전략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수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간 난민 처리 문제도 미국과 유럽이 직면한 문제다.
인권과 민주주의 동맹 재건을 모토로 내세웠던 조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아프간에 자행되는 여성과 아동 인권침해의 책임도 떠안게 됐다. 미 정치권은 아프간 철군 과정의 잘잘못을 기리기 위한 평가에 돌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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