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뱅이 ‘플랫폼’ 강조하는 이유는…“압도적 사용자 수 기반 확장성”

입력 2021-08-31 06:10 수정 2021-08-31 06:10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지난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스토리테크 시장의 성과와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날 세계 최대 규모의 창작자와 사용자를 갖춘 플랫폼 경쟁력을 강조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카카오뱅크 등 국내 테크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의 ‘플랫폼’ 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방대한 사용자 규모를 기반으로 콘텐츠·금융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과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장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웹툰 등 스토리테크 시장의 방향과 성과를 밝히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의 플랫폼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네이버웹툰과 왓패드가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창작자·사용자 생태계가 성장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웹툰은 ‘도전만화가’ 등을 통해 아마추어와 오리지널 콘텐츠 창작 생태계를 모두 갖췄고, 월간 1억67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DC코믹스, 하이브 등 슈퍼 IP와의 협업이 가능한 것도 이 같은 플랫폼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압도적인 사용자 규모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슈퍼 IP를 보유한 플레이어와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앞으로 네이버의 IP 밸류체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달 20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통적 관점의 은행이 아닌 금융 플랫폼으로서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플랫폼적 특성을 강조하는 건 핀테크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전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은행을 넘어 여러 산업을 연결·확장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달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전통적 관점에서 자산이 많고 규모가 큰 게 아닌 많은 고객이 더 자주, 많이 쓰는 리테일 뱅크를 지향한다”며 “플레이어 확장, 콘텐츠 확장, 뱅킹 커머스 등 세 가지 방향으로 플랫폼 사업을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 기업보다 자산이나 영업이익 규모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14위 수준인 1335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 등 압도적인 플랫폼 사용자 수를 토대로 사업의 확장 가능성에서 상장하자마자 금융 업계 시총 1위인 KB금융을 뛰어넘으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모회사인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등 관계사와 플랫폼 가치가 중복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테크 기업들이 플랫폼 특성을 강조하는 건 플랫폼이 가진 확장성 때문이다. 실제로 플랫폼 기업들은 방대한 사용자 수를 무기로 여러 기업과 협업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한번 시장을 선점하면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렵다는 플랫폼의 특성도 기업들이 플랫폼을 강조하는 배경 중 하나다.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웹툰, 인터넷뱅킹 등 기술 서비스의 본질은 플랫폼에 있다”며 “당장의 수익보다 사용자 규모와 사용성이 장기적인 기업 성장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압도적인 사용자 규모를 확보한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뱅크를 후발주자나 기존 업체들이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