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韓 EPL리거 된 황희찬…팀 부진 끊을 해결사 될까

입력 2021-08-30 17:38
입단식 갖는 황희찬. AFP연합뉴스

14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 ‘황소’ 황희찬(25)이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울버햄프턴의 새로운 ‘해결사’가 될까. 기회를 얻었을 때 레드불 잘츠부르크 시절 보여줬던 폭발력만 재현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황희찬은 3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과 1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한 시즌 임대 후 이적 옵션으로 합류했고, 완전 이적시 이적료는 1300만 파운드(약 208억원)로 전해진다.

울버햄프턴은 같은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성대하게 입단식을 치러줄 만큼 황희찬에 기대를 보내고 있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에 “황희찬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와 함께 득점·도움을 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는 브루누 라즈 감독에 공격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빠르고 간결한 역습과 윙어들을 활용한 측면 플레이를 통해 공격적인 경기력을 펼치는 울버햄프턴은 황소같은 저돌적 돌파를 선보이는 황희찬에게 안성맞춤인 팀이란 평가다. 다만 기존 선수 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해 황희찬은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황희찬이 뛸 수 있는 자리엔 라울 히메네즈, 파비오 실바, 아다마 트라오레, 트린캉, 포덴세, 페드로 네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황희찬의 장점은 멀티플레이 능력과 적극성이다. 황희찬은 최전방과 2선의 모든 자리에서 뛸 수 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무대를 거치며 검증된 적극적인 돌파와 파괴력도 자신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장지현 SPOTV 해설위원은 “황희찬은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면모를 갖고 있기에 유럽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울버햄프턴이 ‘들이대는 스타일’이라 황희찬과 잘 맞는 팀인데, 압박시 적극성, 전진성, 파괴력 등에서 기존 선수들과 다른 특징들을 잘 보여준다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의 중추적 선수가 되기 위해선 득점력을 어필해야 할 걸로 보인다. 울버햄프턴은 좋은 선수 자원들을 갖고 있음에도 현재 3경기 3연패로 20개 팀 중 18위로 처져 있다. 세 경기 동안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한 골도 놓지 못할 정도로 빈곤한 득점력이 문제로 지적된다.

황희찬은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8경기 1도움에 그쳤다. 컵대회에서 3골 2도움을 올리긴 했지만, 출전 기회를 충분히 잡지 못해 골 결정력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 시절엔 4시즌 동안 125경기에서 45골(정규리그 28골·컵대회 6골·유럽 대항전 11골)을 ‘폭격’한 경험이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리버풀을 상대로 드리블 돌파에 이은 득점까지 성공해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 ‘머신(기계)’ 같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울버햄프턴 구단도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을 경험해 팀 수준을 끌어올려줄 것”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과거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장 해설위원은 “히메네즈도 이미 30줄에 접어든 선수라 모든 경기를 소화하기엔 부침이 있을 수 있다”며 “팀의 고민거리가 득점이기에 조커로서 빠른 시간 득점을 올려준다면 팀 내 입지를 빠르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