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본인과 직계존비속의 10년 치 재산 변동 내역을 자발적으로 공개했다. 원 전 지사는 “이후 검증 과정에서 요구되는 모든 자료에 대해서도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전 지사는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가족의 재산 내역을 공개했다. 원 전 지사는 “고위공직자, 특히 대선 후보의 재산 형성에 대해서 국민들이 높은 수준의 알 권리가 있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원 전 지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2014년 6월 7억5천만원에 매입한 제주 아라이동 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다. 본인과 자식 앞으로는 부동산 자산이 없다고 한다. 연도별 변동 흐름을 살펴보면 토지와 건물, 예금 채무를 합한 원 전 지사와 직계존비속의 총 재산은 지난해 기준 19억6000만원이다. 2011년 12억1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가량 오른 수치다.
원 전 지사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과 대통령 예비후보 사퇴 표명이 재산 공개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부동산 투기 의혹’ 명단에 속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본인이 아닌 부모의 일로 대선 예비후보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책임 문화’가 사라진 정치권에 내리치는 죽비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며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윤 의원 자세에 어떤 공직자보다도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대통령 예비후보로서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추가 의혹이 있을 시에도 원 전 지사는 자료를 얼마든지 무한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원 전 지사는 “첨부 자료와 상세한 내역에 대해서는 공식 블로그에 그대로 파일을 옮겨 두겠다”며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공개 게시하겠다”고 했다.
향후 권익위 조사 등 공식 기관의 검증도 얼마든지 받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제가 스스로 (재산을) 공개하는 마당에 어떤 기관에 의한 조사든 수사든 다 응할 수 있다”며 “권익위는 7년간 재산을 공개하도록 돼 있는데 저는 10년으로 넓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대권 주자 안상수 예비후보도 이날 재산공개에 동참했다. 안 후보는 “당과 예비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31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할 때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거래 내역까지 관련 서류를 미리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