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와 아마존·테슬라 등이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최대 팹리스(반도체 개발업체) 회사 ARM을 인수하는 것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초 내년 3월 마무리할 예정이던 엔비디아의 인수 절차에 제동이 걸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삼성전자와 아마존이 미국 반독점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인수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ARM은 애플 퀄컴 삼성전자 등에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해온 팹리스 회사로,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에 ARM의 기술이 사용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곧장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FTC에 반대의견을 전했다.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 기술을 독점해 공정경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수를 위해선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만큼 인수 절차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FTC를 비롯해 영국 경쟁시장청(CMA) 등 각국 규제 당국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최대 6개월간 진행되는 상무부의 기업결합 심사를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등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 M&A에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분위기”라며 “엔비디아의 ARM 인수도 각국의 승인을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