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 바람타고 다시 한국 공략나선 외산폰

입력 2021-08-30 16:27 수정 2021-08-30 16:52
구글 픽셀6. 구글 제공

한국시장을 떠났던 외국 스마트폰들이 다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보다 자급제 폰이 활성화했고, LG전자의 시장 철수로 이전과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던 모토로라, 구글 등이 스마트폰 출시를 검토 중이다. 구글은 올해 가을 공개할 예정인 픽셀6의 국내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최근 한국에서 픽셀 모바일 업무를 담당할 엔지니어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픽셀 국내 출시를 염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글은 과거 픽셀 이전에 레퍼런스폰이었던 ‘넥서스’를 국내에 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픽셀은 국내에 나온 적이 없다. 구글 관계자는 “아직 출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엔지니어 채용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무까지 담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 모토 G50 5G. 모토로라 제공

모토로라는 지난 25일 모토 G50 5G에 대한 국내전파인증을 획득했다. 전파인증이 제품 출시 이전에 하는 통상적인 절차라는 점에서 모토로라의 국내 복귀가 가시화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모토로라는 모회사인 레노버를 통해 국내 출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G50은 30만원 안팎의 중저가폰으로 LG전자의 빈자리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토로라가 국내에 신제품을 출시하면 2012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 시장에 복귀하는 것이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검토 중이지만 출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 에이수스는 ‘스냅드래곤 인사이더즈’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했다. 이 스마트폰은 퀄컴 스냅드래곤 성능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제품으로 가격은 167만9990원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인사이더즈 스마트폰. 퀄컴 제공

현재 한국시장에 있는 외국 스마트폰 업체는 애플과 샤오미 두 곳이다. 애플은 8월부터 LG전자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아이패드를 판매하며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고, 샤오미는 자급제 시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급제의 경우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업체 입장에선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은 이통사와 판매하는 물량, 사후관리 등에 대한 협의를 하지 않아도 돼 제조업체로선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한두 제품을 시험적으로 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급제폰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Z플립3의 경우 사전 판매 전체의 약 19% 가량이 자급제 물량으로 나타났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