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재배면적이 ‘쌀값 호황’에 힘입어 20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올해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6045㏊(0.8%) 증가한 73만2477㏊로 파악됐다고 30일 밝혔다. 벼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가마니(80㎏) 당 20만원을 넘어선 쌀값 영향이 가장 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값은 가마니 당 24만6942원이다. 2017년만 해도 가마니 당 14만원선이었던 쌀값이 4년 사이 10만원 이상 올랐다. 벼를 재배하는 게 이득이 된다는 판단을 주기 충분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재배면적 축소를 위해 실시했던 정책인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이 지난해 종료된 점도 한 몫 했다. 농식품부는 지나치게 낮은 쌀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8년부터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 당 평균 340만원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이 정책이 종료되면서 올해부터는 굳이 다른 작물을 심을 필요가 없어졌다. 벼농사의 경우 타작물에 비해 기계화가 잘 돼 있다는 점도 힘을 실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손이 많이 필요한 타작물보다 농사짓기가 용이하다보니 다시 벼농사를 짓겠다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벼 재배면적이 늘기는 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쌀값이 갑자기 떨어질 지는 미지수다. 날씨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할 수 있다. 최근 3년과 마찬가지로 흉작이 이어지면 되레 쌀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 ‘오마이스’ 영향이 일부 있었지만 방제 등을 통해 적극 대응 중이다. 현재까지 벼 생육은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