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기후위기에 대응해 2025년까지 전기차 27만대를 보급하고, 전기충전기 20만기를 설치한다. 서울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송부문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전기차 시대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30일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총 27만대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차종별로 승용차 17만5000대, 화물차 1만9000대, 택시 1만대, 버스 3500대(마을버스 490대 포함), 이륜차 6만2000대 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도시를 목표로 전기차 대중화를 공약한 바 있다.
비중이 가장 많은 승용차는 매년 50% 수준으로 전기차 보급량을 대폭 늘린다. 주행거리가 길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승용차보다 13배 높은 택시는 2025년까지 서울시 택시 15% 수준까지 전기택시 비중을 높인다. 시내버스도 서울시 운행 중인 시내버스의 40% 이상을 전기버스로 전환하고 향후 종교시설 버스, 회사 통근버스, 관광버스 등으로 전기버스 보급 대상을 확대한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이륜차 보급에도 대응한다. 특히 일반 이륜차와 비교해 주행거리가 5배 이상 길어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고, 주택가 소음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전업 배달용 이륜차 3만5000대를 100% 전기이륜차로 집중 전환할 예정이다. 화물차는 주행거리가 길고 시민 생활과 밀접한 택배용 화물차를 집중보급할 예정으로, 2022년부터는 신규 등록 택배용 화물차 100%를 전기화물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 7월 현재 서울시의 전기차 등록대수는 2만9300여대로 전체 차량의 0.9% 수준인데, 2025년까지 전기차 21만대(전기이륜차 제외)를 보급하면 전기차 비율이 6.6% 수준으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충전소도 대폭 늘린다.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20만기를 보급해 ‘생활주변 도보 5분 거리 충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급속 5000기·완속 19만5000기로 전기차 5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7월 현재 서울시에 운영 중인 충전기는 8407기(급속 1252, 완속 7155)로 전기차 약 5만4000대를 충전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시 용역으로 수행된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및 불편사항’ 조사에 따르면 충전소 부족(41.7%)과 충전속도(19%) 등 충전 관련 요인이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존의 보조금 위주 정책에서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충에 집중해 이용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충전기 보급은 전기차 이용자의 충전패턴 및 수요를 고려한다. 환승주차장, 공영주자창, 체육·문화시설 등 시민들이 짧은 시간 머무는 주요 교통거점 및 공공장소에는 급속충전기를 설치한다. 택시·버스·택배화물차량 등 상용차의 전기차 전환을 촉진하고자 차고지, 물류센터 등에도 급속충전기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반면 주거지역과 업무시설은 장시간 주차 특성을 고려해 완속 충전기를 확충한다. 특히 충전 시설이 열악한 단독·연립주택 밀집 지역에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주택가 공영주차장 등을 활용한 보급으로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량 19.2%를 차지하는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제적인 충전인프라 구축으로 전기차 이용이 편리한 도시를 조성해가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