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CF가 이강인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발렌시아 구단은 29일(현지시간) “이강인과 계약이 종료됐다”며 “이강인의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강인도 본인의 SNS에 “발렌시아 CF는 저에게 그 꿈의 문을 열어주고 지지해준 팀”이라며 “그것은 오늘 제가 이 구단을 떠나는 이 순간까지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유소년 시절부터 1군 팀에 이르기까지 함께한 모든 동료, 코치진, 스태프분들께 항상 감사드린다”며 “특히 저에게 진정한 축구인의 열정을 알려주신 모든 발렌시아의 팬 여러분의 애정에 무한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10년간 몸담았던 구단과 코치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강인은 2011년 12월 10살 때 프로 축구 선수의 꿈을 품고 스페인행을 택했다. 이후 발렌시아 유스로 입단하면서 2018~19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서 발렌시아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강인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차지하는 등 눈부신 기량을 선보였다. 반면 소속팀에서는 주전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못 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강인이 스페인에 남기 위해 마요르카행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마요르카는 2020년 기성용 선수가 반 시즌을 보낸 바 있으며 지난 시즌 스페인 2부 리그에서 2위를 차지, 라리가에 승격된 팀이다.
이강인의 이 같은 계약 해지 과정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10년을 함께하며 키워온 유망주를 떠나보내는 방식치고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발렌시아는 당초 이강인을 이적시키면서 이적료 없이 ‘셀온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제시했다. 이적료의 일정 비율을 원소속 구단에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최근 영입을 완료한 브라질의 공격수 마르쿠스 안드레를 비유럽 선수(Non-EU) 3명에 등록하기 위해 이강인과의 계약을 그냥 해지해버리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스페인 매체 ‘세르’는 “이강인은 좀 더 우아한 대접을 받으며 발렌시아를 나갈 수도 있었지만, 발렌시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구단의 행태를 꼬집었다.
정민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