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이 방송에서 한 유기견 관련 발언이 편견을 조장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개취존중 여행배틀-펫키지’에서 나왔다. 김희철은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솔직한 말로 강아지 선생님들, 전문가들은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유기견들이 한 번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적응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사람도 상처받고 강아지도 또 상처받는다”고 덧붙였다. 유기견은 이미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따라서 초보자가 키우기에는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 측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카라는 “시민단체를 비롯해 수많은 후원자, 봉사자, 시민들이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구호를 외친다. 펫숍에 전시되는 동물들이 어떻게 ‘생산’돼 경매에 부쳐지고 판매되는지, 또 번식장에 남은 동물의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기동물은 제각기 개별성을 가진 생명으로서 성격도 건강상태도 모두 다르다. 사람이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따라 친화적이고 구김살 없는 건강한 동물이 될 수도 있고, 성격과 기질에 따라 몇 년이 걸려서야 겨우 마음을 열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제 ‘유기견은 어떻다’고 재단하는 것 자체가 동물을 대상화하고 물건과 같이 취급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기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는 한편 유명인의 말 한마디가 편견을 조장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출연진이 오해를 살 발언을 하거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발언을 한다면 제작진은 현장에서 멘트를 보완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이를 편집해 송출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기동물들은 법의 허점과 방송에서 만들어지는 프레임으로 더 사각지대에 내몰리곤 한다”며 “제작진에게 깊은 우려를 표하며 방송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고 좋은 영향력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산동물보호연대도 2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사와 자막으로 직접 드러난 편견뿐 아니라 저변에 깔려 있는 유기견과 비유기견의 이분법적 사고, 셀러브리티(유명인)와 함께 등장한 소형품종견만 비추는 설정에도 큰 문제가 있다”며 “모든 입양 반려 가족들, 봉사자들 무엇보다 이 시간에도 죽임을 당하고 있을 유기견들 앞에 JTBC ‘펫키지’의 사과를 바란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