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살폭탄 차량 공습 여파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일가족 9명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군은 앞서 테러 차량을 겨냥한 공습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지만, 차량에 실린 폭탄으로 인해 2차 폭발이 피해를 줬을 수 있다고 했다.
CNN방송은 카불 주택가에서 이뤄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방송은 피해자 중에는 4살 이하 아이 4명 등 10세 이하가 6명이라고 피해자 가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나머지 3명은 40세와 30세, 20세로 전해졌다.
피해자 가족은 “우리는 평범한 가족이었다. 우리는 이슬람국가(IS)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한 목격자는 “이웃들이 모두 도움을 주려고 물을 가져와 불을 껐는데 5~6명이 숨진 것을 봤다. 아버지와 두 자녀가 있었다. 산산조각나 죽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해당 차량에 한 차례만 공습했다. 다만 2차 폭발이 인근 건물에 피해를 줬을 수 있다”는 당국자 발언을 전했다.
AP통신은 “해당 차량에 여러 명의 자폭 테러범이 타고 있었고, 차량은 카불 공항을 향하고 있었다”며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반면 CNN방송은 “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실려 있는 차량인지, 차량으로 폭탄테러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며 “당국자는 ‘장전이 완료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미군은 오늘 카불에서 드론으로 차량을 공습, 카불 공항에 대한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맞혔다는 걸 자신한다. 중대한 2차 폭발이 일어나 차량에 상당량의 폭발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어번 대령은 오후 성명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불분명해 더 조사하고 있다. 무고한 인명 손실 가능성에 대해 깊이 슬퍼하고 있다”고 했다. WP는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6일 카불 공항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뒤 IS-K를 겨냥해 이뤄진 두 번째 공습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