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사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60대 노인의 머리를 위안부 소녀상 추모 꽃으로 때리며 조롱한 10대들이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팩트는 경기 여주경찰서가 지난 29일 폭행 등 혐의로 고교생 A군(16) 등 4명을 입건해 조사했고, 이들은 “장난으로 그랬다. (할머니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군 등은 지난 25일 오후 11시30분쯤 경기도 여주시 홍문동 인근 거리에서 나물을 팔던 60대 여성 B씨의 머리와 어깨를 들고 있던 꽃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은 B씨가 담배 심부름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둘렀다. B씨를 때리는 데 사용한 꽃은 위안부 소녀상 위에 놓여 있던 추모용 국화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영상에는 A군 일행이 B씨에게 반말로 “담배 안 사줄 거냐”며 조롱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B씨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옮기지 마, 여기 있어”라고 겁을 주기도 했다. B씨가 “몇살이냐, 학생 아니냐”고 타이르자 A군은 꽃으로 B씨의 머리를 때리며 “나?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이라며 윽박질렀다. 옆에 있던 여학생은 영상을 찍으며 “진짜 웃긴다”고 했다.
경찰은 A군 일행의 신원을 파악한 뒤 입건해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을 엄벌하고 신상을 공개하라는 촉구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분노했다. 이 청원은 현재 사전동의 1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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